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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슬픈 세상의 기쁜 말

4848448 2022. 9. 11. 22:51

인생이란 무엇일까? 인생은 배움이라고 생각한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고 말하는 듯이 인생에서의 배움도 끝이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행복, 슬픔, 부유, 빈곤 등 다양한 양면적 상황 속에서 끊임없이 배운다. 그러나 이 배움은 자기 혼자만의 배움일 수 없다. 학교라는 공동체에서 선생님에게 가르침을 받고, 또래 학생들에게 교우관계를 알아가듯이 우리는 누군가를 통해서 배우는 삶을 살고 있다. 같은 배움 속에서도 누군가는 답을 찾고 누군가는 답을 찾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하나의 배움에서 답을 찾지 못했다고 낙담할 필요 없다. 하나의 결과값을 도출하기 위해서 하나의 조건이 필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건식을 계속해서 바꿔가며 시도하다 보면 언젠가는 원하는 결과값을 도출해내는 것과 같이 인생 또한 연속적인 배움을 통해 나 자신을 조금씩 바꿔나가는 실험의 과정이 기에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실패와 오류를 겪으며 자신만의 결과값을 도출해내면 된다.

이 책은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을 엮어서 만든 책이라고 볼 수 있다. 물고기의 눈을 보는 어부, 늦게 글을 배우게 된 할머니, 빠삐용 아버지, 찌를 만드는 낚시꾼, 해바라기를 수놓는 커피숍 사장님, 야채장수 언니, 나무 심는 부부, 굴 아낙과 남편, 9.11 테러 희생자분들, 콜럼바인 총기 난사 피해자분들 그리고 작가 본인. 작가는 이들에게 ‘어떻게?’라는 질문을 자주 던진다. 그들의 ‘어떻게?’라는 질문의 답변 안에는 모두 공통적으로 사람이 들어가 있다. 거친 바다를 함께 헤쳐가며 같은 눈동자를 볼 수 있는 누군가가, 들을 수 있게 말해줄 수 있는 누군가가, 기다림의 가치를 선사해준 누군가가, 인생을 나눌 수 있는 누군가가, 슬픔을 덜어줄 수 있는 누군가가. 인생이란 언제 어떻게 흘러갈 수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 그렇기에 갑자기 찾아온 행복이 너무나 기쁜 것이고 갑작스럽게 찾아든 슬픔이 너무나 아픈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다양한 사람들은 모두 각기 다른 본인들의 인생의 굴곡이 있다. 함께해서 행복한 순간도 함께할 수 없어 슬픈 순간도. 그들은 행복은 나누고 슬픔은 받아들였다. 피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수용하였다. 돌아보면 인생이 힘들거나 괴로울 때 외면하려고 했던 적이 있다. 피할 수 없는 슬픔의 무게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 알고 있다.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나아가기 위해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그렇게 한 단계 한 단계 나아가면 언젠가 그 모든 것이 모여 또 다른 세계를 만들어 줄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때마다 자신에게 물으면 된다. 인생을 한 단어로 나타낸다면 나에게 가장 어울리는 단어는 무엇일까? 인생을 배우면서 나아가다 보면 누군가와 함께하는 사소한 하루 속에서 자신에게 꼭 필요한 아름다운 인생의 한 단어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작은 찌 안에 그가 살아온 시간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
시간의 축적은 경험의 축적이기도 하다.
경험의 축적은 몇몇 나무의 특징이나 작업 고정을 익혔다는 뜻만은 아니다.
그 안에는 실망과 좌절과 씁쓸함의 이야기도 가득했다.
어쨌든 그는 떠돌았다.
그러나 그것들을 다 모아서 그는 결국 아주 작고 반짝거리는 선물 하나를 만들었다.’
- 슬픈 세상의 기쁜 말 中